AI 챗봇을 업무에 도입했다고 해도, 아직은 사람이 질문하고 AI가 답하는 방식이 대부분입니다. 그런데 앞으로는 사람이 매번 AI를 직접 호출하기보다, AI가 맡은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른 AI를 수십 번, 수백 번 호출하는 구조가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.
Huawei는 9월 16일 발표한 장기 전망에서 2035년 자율 AI Agent가 전체 AI 토큰 트래픽의 90%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. 활성 Agent 수는 최대 9천억 개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습니다. 매우 먼 시점의 기업 전망인 만큼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, AI 사용 방식이 어디로 향하는지 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.
사람의 질문보다 AI의 내부 작업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
여기서 말하는 토큰 트래픽은 AI가 글을 읽고, 답을 만들고, 다른 시스템에 요청을 보내는 과정에서 처리하는 데이터량에 가깝습니다. 사람이 챗봇 창에 한 번 질문하는 것이 겉으로 보이는 사용이라면, Agent는 그 뒤에서 자료를 찾고 조건을 확인하고 결과를 정리하며 여러 AI 모델과 도구를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.
예를 들어 고객 문의를 처리하는 Agent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. 문의 내용을 분류하고, 주문 정보를 조회하고, 정책 문서를 확인한 뒤, 답변 초안을 만들고, 필요하면 담당자에게 넘깁니다. 사람에게는 답변 한 건으로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AI 호출이 여러 차례 일어납니다. 이런 작업이 대량으로 반복되면 사람의 직접 사용량보다 Agent 간 호출량이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.
기업이 주목할 부분은 Agent의 개수가 아닙니다
활성 Agent 9천억 개라는 수치는 직관적으로 와닿기 어렵고, 장기 예측에는 항상 불확실성이 있습니다. 그래서 기업이 지금 이 숫자에 맞춰 투자를 서두를 이유는 없습니다.
대신 반복 업무가 어떤 순서로 이루어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. 메일을 받아 내용을 분류하는 일, 견적 요청에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는 일, 회의록을 정리해 담당자별 할 일을 만드는 일처럼 규칙과 자료 조회가 섞인 업무는 Agent 방식과 잘 맞습니다. 반대로 책임 소재가 크거나 최종 판단이 중요한 계약, 인사, 고액 결제 업무까지 바로 자율 처리하게 만드는 것은 아직 신중해야 합니다.
AI 도입의 기준도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
앞으로는 “직원이 AI 챗봇을 잘 쓰는가”만으로 AI 활용도를 판단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. 업무 시스템 안에서 AI가 필요한 정보를 안전하게 가져오고, 정해진 조건에서 다음 작업을 연결하며, 사람이 확인해야 할 지점에서는 멈추는 설계가 더 중요해집니다.
이때 필요한 것은 거대한 Agent 플랫폼부터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. 기존 업무 중 반복은 많지만 처리 기준이 비교적 분명한 한두 가지를 골라, AI가 어디까지 자동으로 처리하고 어디서 사람의 승인을 받을지 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. Huawei의 전망은 먼 미래 이야기이지만, AI가 AI를 호출하는 구조는 이미 기업 시스템 설계에서 검토할 만한 변화라고 봅니다.